8조 시장, 한의계에서 브랜드의 길을 찾다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설계하는 CBO 재민님의 이야기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지금까지 어떤 커리어를 거쳐오셨는지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인티그레이션에서 CBO(브랜드 총괄)로 일하고 있는 배재민입니다.
저는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왔습니다. 스스로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오랜 시간 일해 온 분야는 디자인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등 경계를 두지 않고 일해왔습니다. 리디에서는 CDO로, 마이리얼트립에서는 디자인팀 리드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죠.
이후에는 PO(Product Owner) 역할을 맡아 마이리얼트립에서는 Lead PO로, 인티그레이션에서는 CPO(제품 총괄)로 제품 기획과 방향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또한 인티그레이션에서는 한의원 대표 브랜드인 ‘수壽’의 사업 전략을 맡으며, 약 3년간 브랜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CBO로 직함을 변경하게 되었는데요, 이는 제가 회사 내 여러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고 브랜딩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壽’를 비롯해 ‘린다이어트’, ‘ACUREX’ 등 여러 브랜드의 설계와 방향 설정을 주도해왔고, 이를 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직함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회사 내에서 이미 해당 브랜드들을 설계하고 운영해 온 바 있어, 이 직함은 최근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변경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인티그레이션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한의계라는 시장의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는 팀의 실행력을 믿고 인티그레이션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정희범 대표님과의 인연에서 비롯됐습니다. 창업 이전, 우연히 친구가 되었고 분위기 좋은 카페를 함께 찾아다니며 새벽까지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의계가 가진 구조적 문제와 가능성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이 산업이 생각보다 크고 변화할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의학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희범님의 다채로운 경험을 들으며 한의계가 생각보다 훨씬 크고 깊은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점점 흥미가 생겼습니다.사실 저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대표님의 창업을 말리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속도로 마일스톤을 달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점차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초기에는 조언을 드리거나 간단한 일을 돕는 정도였지만, 회사를 퇴사한 후 본격적으로 인티그레이션으로의 합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의계는 연 8조 원 규모의 시장이며, 해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티그레이션은 그 시장의 80% 이상을 커버하고, 한의사들과의 탄탄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고 있었죠.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팀에 대한 신뢰와 확신도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원래는 몇 개월쯤 쉬며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회사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점점 커져 결국 1개월만에 바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인티그레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주요 업무와 함께,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현재 저는 크게 세 가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CBO(브랜드 총괄)로서의 역할입니다. 기존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신규 브랜드가 만들어질 때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합니다. 브랜드의 컨셉, 네이밍,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시각 자료 등 전반에서 모호함을 제거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목표에 맞게 구체화되도록 방향성을 조율합니다. 브랜드가 구멍 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전체 흐름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코스메틱 스쿼드 리드로서의 역할입니다. 현재 한의원과 연계한 새로운 스킨케어 브랜드를 준비 중입니다. 아직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피부 고민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하며, 기존에 없던 판매 방식과 성분 조합을 통해 전례 없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디자이너들을 리드하는 역할입니다. 사내 프로덕트 디자이너들과 매주 작업물을 함께 리뷰하며, 전체 제품이 사용자에게 일관된 UX 경험을 줄 수 있는지 점검하고 더 나은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또한 브랜드 디자이너들과는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 퀄리티를 목표로 각 브랜드의 시각 언어를 함께 다듬고 있습니다.
Q.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 또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고, 개인적으로도 가장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수壽 한약’입니다.
제가 인티그레이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가장 큰 보람을 느낀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수壽는 공진단과 경옥고를 중심으로 한 한의원 대표 브랜드로, 인티그레이션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온 브랜드입니다.
공진단과 경옥고는 이미 한의원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가격 대비 브랜딩 전략이 미흡했고, 메시지가 정돈되지 않아 환자 입장에서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품질과 효능’이라는 기본을 기반으로, 압도적인 브랜딩과 체계적인 교육을 결합해 높은 가격을 납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흥미–고려–구매–재구매까지 이어지는 마케팅 퍼널 전반을 설계했고, 이 시스템이 현장에서 즉각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그 전환 과정을 보며 팀 전체가 큰 확신을 얻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수壽는 전국 2,500여 개의 한의원이 가맹한 브랜드로 성장했고, 인티그레이션이 이후 전개한 여러 브랜드의 기반이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의계 안에서 브랜드가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한 사례로,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Q. 인티그레이션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많은 스타트업을 거치면서 가장 깊게 체감한 것은 ‘떡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성공하는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후에도 좋은 선택을 습관처럼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만의 판단 기준이 성공에 가까운 방식으로 체득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제는, ‘성공하는 회사를 잘 고르는 일’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입니다. 좋은 시장, 좋은 인재, 실행력, 전략. 이 모든 요소가 동시에 갖춰져야 하고, 운도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인티그레이션이 성공을 경험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대표님과 실력 있는 동료들, 빠른 실행력, 전략적인 사고까지, ‘성공하는 회사’의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팀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시장’이라는 요소를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의계는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매우 큰 시장이며, 우리는 고객들과 매일같이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함께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티그레이션은 단순히 일하는 곳이 아니라,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Q. 재민님이 생각하시는 인티그레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전 회사들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고객을 만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B2C 회사에서는 리서치 대상자를 리크루팅하고, 날짜와 시간을 조율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막상 인터뷰를 진행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고객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B2B 환경에서는 리크루팅 대상 자체가 협소하고, 대부분 바쁜 일정 속에 있기 때문에 인터뷰나 테스트에 응해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해 인티그레이션은 전혀 다른 환경입니다.
매일같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한의사 원장님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든 인터뷰나 사용자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필요하면 직접 한의원을 방문해 생생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장님들께서 늘 구체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시기 때문에, 한두 번의 인터뷰만으로도 상당히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이 가능한 이유는, 인티그레이션이 한의원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도우며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만나는 비용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실험이 가능하고, 제품의 실패 확률은 낮아지며, 고객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제가 경험해 온 다른 어떤 회사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인티그레이션만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디자이너가 고객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은 흔치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성공적인 UX를 설계하고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는 결정적인 조건이자, 인티그레이션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